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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회고

2021년 회고

 

 

 

역시 위기는 1년 단위로 찾아와 줘야 제맛이지!

 

올해는 정말 좋았던 일, 정말 나빴던 일, 위기에서의 극복, 거기서 깨달은 교훈 등등 너무나 많은 사건들이 있었던 해였다. 

작년에 이미 다이나믹한 한 해를 보냈는데 여기서 더 다이나믹해 질 수가 있나?  있었다.ㅎ

초반부터 회사에 입사하면서 정말 행복한 상반기를 보냈기 때문에 이제는 개발 공부와 회사일에 푹 빠지는 평화로운 일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역시 내 인생의 "평화"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가 보다ㅎㅎ 

 

올해 나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세 가지 일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회사 입사 & MADMAX 팀 합류 & 초스피드 퇴사

아직도 입사의 순간을 잊지 못한다. 회사라는 곳에 첫 입사였던 터라 떨리기도 했고 내가 이제 진짜 개발자로서의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되는구나라는 뿌듯함과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다. 그런 기대감을 안고 만난 회사 식구들은 정말 그야말로 최고의 팀🌟이었다. 서로를 위해 아낌없이 나누고 배려하며 함께 성장하려 노력하는 동료들이 있었고 그것이 곧 회사의 성장으로 가게 만든다는 동일한 믿음이 있는 팀이었다. 어느 다른 회사보다 애자일 하게 일했고 서비스에 관련해서 일하는 모든 구성원이 서비스와 CX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하는 진정한 팀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 다들 짤 마스터였다는 점이 존경스럽다 ㅎㅎ )

 

 그 과정에서 나 또한 그들과 섞여 좋은 동료가 되는 일은 정말 쉽지 않았었던 것 같다. 모든 작업을 페어프로그래밍으로 했기 때문에 좋은 소통에 대해 항상 고민해야 했고 더 좋은 코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커밋메세지 하나까지 박 터지게 고민했다. 또한 팀이 추구하는 코드 퀄리티와 커밋메시지는 정말 엄격하고 타협이 없어서 작업하면서 정말 많이 성장했다.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나의 성장 뿐만 아니라 회사와 서비스가 나보다 더 급속도로 성장해 나갔다. 회사가 넓은 사무실로 이사를 갔고 서비스도 제대로 마케팅을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J커브를 그리며 늘어나 일일 접속자 2000명까지 찍었다. 심지어 출시한 지 두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때였다. 이렇게 모두가 전력 질주해서 일하고 모든 게 잘 되어가고만 있었는데 뭔가 회사 내의 분위기가 점점 이전과는 달라져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회사의 새로운 방향성과 기존 멤버들의 방향성이 충돌해 우리의 완벽한 팀이 해체되어 흩어졌다. 참... 회사에, 서비스에 애정을 정말 많이 쏟은 만큼 슬펐다. 

탈출은 지능순이라는걸 몸소 체험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역시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곳에서 일해야 한다"와 "내가 나를 보는 가치가 남이 나에게서 볼 수 있는 가치이다"라는 것이다. 앞으로 어디서 일하든 꼭 새기고 갈 교훈이다. 

일 년도 되지 못한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동안 한 일도 많고 배운 점도 많고 좋은 팀원과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너무 소중한 육 개월이었다. 

 

 

 

자취 시작 (독립!)

문정에 살고 있던 언니가 청주로 발령이 나면서 덕분에 내가 문정 언니네 오피스텔에서 자취를 시작하게 됐다. 모든게 다 꾸려진 집에 몸만 들어가는 자취였지만 정말 좋은 오피스텔에서 자취를 시작하게 되어 너무 행복했다. 

 

 물론 다음 해에 이사를 가야했기 때문에 부모님 댁에서 살 때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집값에 대해 슬슬 관심이 가기 시작했고 바로 좌절했다. 공부한다고 탕진해서 모아둔 돈이라곤 한 푼도 없고 앞으로 얼마나 모을 수 있으며 어느 정도에 집으로 갈 수 있는지 생각해봤는데, 와... 정말 1년을 꼬박 모아도 그렇게 큰돈은 안 모이는구나 싶고 이대로는 뭐 일 년 뒤 다시 부모님 댁에 들어가야 할 판이라 그때부터 투자에 눈이 번쩍 뜨였다. 3월부터 코인에 월급이 들어오는 족족 거의 다 투자하기 시작했다. 재산을 다 투자하다니.. 난 내가 간이 크다는 생각을 못해봤는데 내가 바로 야수의 심장을 가진 자였다! 월급의 70~80% 투자하는 사람 나야 나. 잃고 얻는 걸 반복하다가 보니 거의 원점인 상태가 되긴 했는데 또 퇴사 후 노트북 사고 취준 생활을 다시 시작하면서 또 남은 돈을 열심히 쓰느라 투자가 발전하지 못했다. 

 

 이렇게 투자도 해보면서  자본주의 사회의 투자는 중요하구나라는걸 깨닫고 앞으로 나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공부해 나가야겠다는 다짐을 새기게 되었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강변에 살어리랏다

 

 

시드웨일 입사  

 

퇴사 후 다시 공부하고 면접을 보러 다니면서 좋은 회사들도 많이 만났다. 좋은 회사에 정말 좋은 조건을 제시도 받았지만 그래도 나는 항상 이전 회사의 팀에 대한 미련이 마음 한편에 계속 남아있었던 거 같다. 좋은 팀, 좋은 문화, 좋은 개발, 뭔가를 해 나가는 열정,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과의 협동 등에 대한 갈증이 계속해서 몰려왔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전 회사의 팀원 두 분이 새로 차린 회사에 설립멤버로 입사하게 되었다. 이제는 서비스의 탄생을 함께하는 것이 아닌 회사의 탄생을 함께하고 있다.ㅎㅎㅎ  

 나에게는 엄청나게 어려운 결정이기도 했다. 큰 규모의 서비스를 하는 회사를 가야한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는데 이제는 대표까지 3명인 회사(입사 때는 심지어 아직 설립되지도 않았었다)에 사원 1번이다. 그래도 한번 더 해보고 싶었다. 훗날에 무모한 도전이었다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도전하는게 또 그냥 나니까 한번 더 해봐야겠다. 이렇게 스타트업 맞춤형 인재로 한번 성장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해보자.

내 선택이 유의미해 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이렇게 매년 다이나믹한 내 인생,  내년 회고 때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다이나믹한 1년을 써 내려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